안녕하세요, 문학쿨러입니다.
오늘은 현대시 중 최승자의 시 일찍이 나는 작품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시의 작품의 주제 내용은 0 입니다. 그럼 상세한 내용은 밑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최승자의 시 일찍이 나는
최승자의 시 일찍이 나는 해석 해설
최승자의 시 일찍이 나는 해석 해설입니다.
최승자의 시, 일찍이 나는
일찍이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마른 빵에 핀 곰팡이
벽에다 누고 또 눈 지린 오줌 자국
아직도 구더기에 뒤덮인 천년 전에 죽은 시체.
아무 부모도 나를 키워 주지 않았다
쥐구멍에서 잠들고 벼룩의 간을 내먹고
아무 데서나 하염없이 죽어 가면서
일찍이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떨어지는 유성처럼 우리가
잠시 스쳐갈 때 그러므로,
나를 안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너를 모른다 나는 너를 모른다.
너당신그대, 행복
너, 당신, 그대, 사랑
내가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영원한 루머에 지나지 않는다.
핵심 정리
주제: 시대와의 불화 및 구원에 대한 갈망
특징:
과감한 자기 비하를 통해 시대와의 불화를 겪고 있는 자아의 절망감을 구체화하고 있다.
철저한 자기 부정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비극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시상의 전개 과정
1. 일찍이 아무 것도 아닌 나
2. 하찮은 존재로 살아온 나
3. 인간 관계 속의 행복과 사랑을 모르는 나
4. 참다운 삶을 살고 있지 않은 나
시의 흐름 읽기
[1연]
이 시의 화자는 스스로 자신이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것도 최근이 아니라 일찍이. 2연에서 부모를 거론하는 것을 보면 화자는 자신이 태어나기를 그렇게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는 자신을 곰팡이, 오줌 자국, 죽은 시체라는 보조 관념을 사용하여 아무런 존재 의의가 없는, 하찮고 보잘 것 없는 대상으로 인식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자신을 제일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점을 감안해 보면 이 어찌 충격적인 고백이 아니라 할 수 있을까? 이것은 화자가 자신의 존재 가치(정체성)를 완전히 상실한 상태에 있음을 보여 준다.
[2연]
1연에 이어 화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자신을 아무도 키워주지 않았다고 말한다. 자신을 사랑해 줄 어떤 존재(부모)도 없었음을 고백하는 것이다. 이는 화자의 철저한 자기 비하의 주요한 원인이 인간 관계의 단절(소외) 내지는 사랑이 부재한 소통에 있음을 암시한다.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상황에서 변변치 않은 곳(쥐구멍)에서나 자고 형편없는 것(벼룩의 간)을 먹으면서 사는, 아니 살아 있어도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고(아무 데서나 하염없이 죽어가는) 일찍이 아무 것도 아니었음을 고백하는 것이다.
[3연]
이제 화자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말한다. 우리의 만남은 잠시 스쳐가는 것에 불과한 것이며 그러한 상황 속에서 더군다나 아무 것도 아닌 것에 불과한 나를 당신이 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행복이나 사랑이란 것은 당연히 내가 모르는 것이다. 아무 것도 아닌 나에게 다른 사람과의 관계나 그 속에서의 행복, 사랑이 가당키나 한 말인가? 이것은 너, 당신, 그대로 지칭되는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사랑을 하고 싶으나 그것이 가능하지 않은 현실을 고발하는 목소리로 읽을 수 있다.
[4연]
이런 이유로 화자는 자신이 살아 있는 것은 절대로 사실이 될 수 없는 영원한 루머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이해와 감상
이 시의 시적 화자는 곰팡이, 오줌 자국, 시체, 루머 등으로 자신의 존재론적 의미를 전이시킴으로써 자신의 형상으로부터 과감하게 인간적인 모습을 지워버린다. 스스로를 무효화하는 무자비한 자기 비하와 혐오의 감정을 폭로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존재론적 권위나 존엄함을 전혀 허용하지 않는 이와 같은 비유를 통해서 세계로부터 무가치하게 고립되어버린 그야말로 치욕적인 인간상을 고발하는 것이다. 이것은 참다운 인간 관계의 회복과 참다운 사랑에 대한 갈망의 반어적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
최승자의 시에서 세계의 부정은 곧 자아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지며, 이는 곧 세계로부터의 소외와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소외라는 이중의 소외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소외의 감각은 개인의 차원에 한정된 현상은 아니다. 소외는 1980년대가 지닌 특수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동시대인들이 피부로 느꼈던 보편적 감정이라 할 수 있다.
더 알아보기
최승자(1952~)
충남 연기 출생
고려대 독문과 수학
1979년 『문학과지성』에 「이 시대의 사랑」 등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
세상과 화해할 수 있는 길이 차단된 자아의 밀폐된 내면 세계를 파격적인 이미지로 드러내면서 세상과 화해할 길을 모색하는 작품을 주로 발표함
시집으로는 『이 시대의 사랑』(문학과지성사, 1981), 『즐거운 편지』(문학과지성사, 1984), 『기억의 집』(문학과지성사, 1989), 『내 무덤, 푸르고』(문학과지성사, 1993)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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