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문학정보입니다.
오늘은 현대소설 중 조정래의 소설 청산댁 작품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소설의 작품의 주제 내용은 역사적 수난, 어머니 입니다. 그럼 상세한 내용은 밑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조정래의 소설 청산댁
조정래의 소설, 청산댁
줄거리
청산댁은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여인이다. 그녀는 찢어지게 가난한 이모집에서 뼈가 굵어 열아홉 나던 해 허주사집에 거하고 있는 머슴과 결혼하게 된다. 일제 말엽 남편은 허주사의 논밭을 받기로 약속하고 그의 동생 대신 징용을 떠난다. 이때부터 청산댁은 그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비극적 운명에 처한다. 허주사에게 능욕을 당하고 홍역으로 아들은 병신이 되고 남편 없는 사이에 낳은 딸은 잃어버리게 된다. 그 충격으로 건강을 상해 쓸모없이 된 그녀는 허주사 집에서 쫓겨나게 된다. 어린것을 업고 걸식행각을 하고 도둑으로 몰려 두들겨 맞고, 음식점 식모 노릇을 하는 등 모진 고난과 시련에 맞서게 된다. 광복이 되어 남편은 돌아오지만 곧장 발발한 6.25로 전사하고 만다. 그녀는 두 자식을 위해 농사일에 매진하는 땅두더지가 된다. 그동안 성장한 차남 만득이가 아들 하나만 남겨놓은 채 월남에 종군하여 전사하고 만다. 청산댁은 잠든 손자를 바라보며, 저 자식을 위해서라도 이를 악물고 살아야 한다고 며느리에게 다짐을 한다.
핵심정리
▶갈래 : 현대소설
▶주제 : 역사적 수난 속에서 희생당하는 어머니의 고달픈 삶, 일제시대부터 6·25, 베트남전 등역사의 질곡 속에서 희생당하는 민중의 삶을 표현함.
▶특징 :
반복되는 민족의 수난과 함께하는 여성들 특히 어머니의 고된 삶을 효과적으로 나타냄.
인물의 행동을 묘사해 인물이 느끼는 충격과 슬픔 등의 심리를 극적, 간접적으로 제시함.
사투리를 활용해 상황을 사실감, 생동감 있게 표현함.
손자의 돌잔치와 아들의 장례식이 대비되어 비극성을 강화함.
온 정성을 다해 빚는 송편을 통해 아들에 대한 사랑을 드러냄.
등장인물
구성
이해와 감상
1972년 발표한 조정래의 초기 중편 소설로, 빈농 출신의 한 여성이 겪는 고난에 찬 삶과 그 역사의 거친 질곡으로부터 형성되는 성격을 묘사했다. 이 작품에는 역사적 질곡이 빚어낸 민족의 희생이 드러나는데, 특히 반복되는 수난을 겪은 여성 개인의 한(恨)이 부각된다. 자식에 대한 사랑과 자손을 지키려는 의지로 발현된 개인의 강인한 모성은 시대의 아픔에 대한 치유와 극복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사회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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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
질문 :「청산댁」은 빈농 출신의 한 여성이 겪는 고난과 역경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가가 이 소설에서 굳이 청산댁이란 개성적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일제강점기부터 아들을 잃은 월남전까지의 시간적 배경은 사실 여러 소설에서 등장합니다. 그러나 이 소설처럼 이른바 이중억압을 당해야 하는 밑바닥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은 흔치 않은 것 같은데요.
강의 : 글쎄요. 작가가 어떤 이유로 그랬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만 두 가지 정도 생각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먼저 일제 말부터 월남전에 이르는 역사를 묶어 그리려면 살아남은 여성이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었으리란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생각도 듭니다. 왜냐하면 역사라는 것이 대체로 남성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근현대사처럼 변화와 혼란이 많았던 경우는 더욱 그러합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집 안과 집 밖이 갈라집니다. 전쟁도 징용도 모두 기본적으로는 남자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남은 집 안은 여자가 책임을 질 수밖에 없지요. 그러면서 여성의 눈으로 남성들의 역사를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이때 거대한 역사라는 것과 살아남음 혹은 일상이 마주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 소설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살아남는 자의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보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남성의 역사를 되비쳐보게 되는 장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삶, 혹은 생존의 이름으로 보수적이 될 위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무엇보다도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 지상명제가 되고, 그게 운명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남성지배적 시선으로 대상화된 여성청산댁
질문 : 조정래 소설에는 청산댁처럼 성적·물질적으로 끊임없이 유린당하는 여성들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물론 이 여성들은 당대 사회현실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는 의미를 지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전형적인 희생양의 이미지 혹은 남성 지배적인 시선에서 바라보는 대상화된 육체 이미지에 갇혀 있다는 느낌도 주는데요. 이러한 캐릭터를 여성문학적인 시각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본 기존의 논의도 있습니다만 어떻게 보시는지요.
강의 : 아주 어려운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남성인 저로서는 대답하기 더욱 힘들지요. 부분적으로는 동의합니다. 여성이 일종의 상징, 즉 민족수난의 상징으로 등장한다는 데 말입니다. 그리고 그들을 지켜야 하는 존재로서의 남성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있습니다. 당연히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의식이 함께하게 되지요. 그런 점에서 여성은 대상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게 말한다면 「청산댁」도 그렇게 이해될 수 있습니다. 전형적인 희생양의 이미지이니까요.
그러나 그렇게만 이해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요? 비록 그런 무의식이 배면에 깔려 있다 하더라도, 이 소설은 실제 삶의 주체가 여성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남편과 아들이 다 죽어버리고 겨우 병신인 아들 하나가 남지만 말입니다. 인간의 삶 혹은 역사가 복합적이라고 할 때, 「청산댁」은 앞서 말한 것처럼 두 가지를 동시에 지향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 역사가 남겨놓은 상처이고,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어느 것이 실제 역사일까를 묻는다면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청산댁이 절망을 대하는 방식
질문 : 남편과 아들의 죽음 앞에서 청산댁이 보인 행동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심한 절망에 빠지지만 결국 좌절을 추스르지요. 자기 운명의 주인으로 나서는 모습이라고나 할까요. 소위 지식인들의 절망과는 질을 달리하는 느낌 같은 게 듭니다만.
강의 : 저는 그렇게 나누어 보기는 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식인과 일반 민중의 삶의 방식이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절망에 대처하는 방법 또한 다르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나 그러한 구분이 사태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굳이 나누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여기서 말하는 지식인이 참된 지식인이라면 말입니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 있고, 또 약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강점은 상대방에 비하면 약점이 됩니다.
지식인과 민중으로 구분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 앞에 닥친 삶에 얼마나 정직하게 맞서 나가는가로 구분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그것이 낡은 이분법을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인 듯합니다. 그 점에서 본다면 이 소설은 물론 민중이 절망을 이겨나가는 방식을 보여줍니다만, 결코 삶의 총체성을 볼 수 없다는 한계 또한 감수해야 하겠지요.
『20세기 한국소설』 27권 (창비) 「이메일 해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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