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이성복의 시 그 날 해석 해설

by bloggerkim2 2024. 5. 20.
반응형

안녕하세요, 문학쿨러입니다.

오늘은 현대시 중 이성복의 시 그 날 작품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시의 작품의 주제 내용은 0 입니다. 그럼 상세한 내용은 밑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이성복의 시 그 날

이성복의 시 그 날

 

 

이성복의 시 그 날 해석 해설

이성복의 시 그 날 해석 해설입니다. 

 

이성복의 시 "그날"

그날 아버지는 새벽 7시 기차를 타고 금촌으로 떠났고,
여동생은 아침 9시에 학교로 갔다. 그날 어머니의 낡은
다리는 퉁퉁 부어 올랐고, 나는 신문사로 가서 하루 종일
지루하게 시간을 보냈다. 전선은 평온했고 세상은 안정되었다.
없는 것이 없었다. 그날 역 앞에는 대낮부터 창녀들이 서성거렸고,
몇 년 후에 창녀가 될 아이들은 집안일을 도우거나 어린
동생을 돌보고 있었다. 그날 아버지는 미수금 회수 문제로
사장과 다투었고, 여동생은 애인과 함께 음악회에 갔다.
그날 퇴근길에 나는 부츠를 신은 멋진 여자를 보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 죽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날 평온한 나무들 위로 날아오르는 것은 모두 새가
아니었다. 나는 보았다. 잔디밭 잡초를 뽑는 여인들이 자기
삶까지 뽑아내는 것을, 집을 허물어뜨리는 남자들이 자기 하늘까지
무너뜨리는 것을. 나는 새를 점치는 노인과 변기의
친밀감을 그날 몇 건의 교통사고로 몇몇 사람이
죽었고, 그날 시내 술집과 여관은 여전히 북적였지만
아무도 그날의 신음 소리를 듣지 못했다.
모두가 아팠지만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전선: 적과 직접 마주하고 있는 지역
 미수금: 아직 거두어 들이지 못한 돈

주요 분석
▶ 성격: 자기 성찰적, 묘사적, 고발적
▶ 특징: ① 규칙적이지 않은 행 구성을 의도적으로 사용 ②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연상은 초현실주의 시를 연상시키는 눈부신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 주제: 현대 사회와 현실의 부조리

이해 및 감상
이성복은 뛰어난 상상력과 자유 연상 기법을 사용하여 평범한 사람들을 뛰어넘는 시인으로, 데뷔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현실과 직결되며 현재의 불행을 구성하는 모든 비참한 기억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연상은 초현실주의 시를 연상시키는 눈부신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현실과 밀착된 기억에서부터 창출해내는 비현실적인 이미지는 왜곡된 현실을 고발하는 시적 방법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의 시는 매우 개인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보편적이고 공적인 차원으로 의미를 확장할 수 있다. 삶의 본질적인 측면에서 그의 시가 시사하는 것은 모든 사물이 상호 연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단 하나의 핵심이 없다는 점이다.
이 시는 연상의 원리가 특징적인 이성복 초기 시의 대표작이다. 시적 화자의 연상에 의해 그려지는 일상의 장면은 무감각하게 마비된 병든 삶의 모습을 침착하게 드러낸다. 그의 시에서 가족은 삶의 기본 단위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이 시에서 보듯이 초기 시에서는 주로 황폐하고 타락한 현실의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가장인 아버지의 행동에서 출발한 연상은 여동생과 어머니를 거쳐 나에게까지 이어진다. 하루 종일 지루하게 시간을 보냈다는 것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힘든 삶과 대조적으로 화자 자신의 무기력함을 드러낸다. 젊은 화자가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는 행동은 한반도의 분단 상황을 고려하면 전선의 평온함만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불안한 휴전 상태가 삶의 조건이 된 현실은 전선만 평온하면 세상은 안정된다는 아이러니를 낳는다. 이러한 연상의 고리는 통치의 미비함을 숨기고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전쟁 상황을 강조하던 당시 정치 상황에 대한 은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완벽한 세상이라면 없는 것이 없어야 하지만, 뒤이어 나타나는 창녀에 대한 연상을 통해 화자는 이 현실이 없어서는 안 될 것조차 있는 부조리한 세상임을 강조한다. 더욱 소름 끼치는 것은 몇 년 후에 창녀가 될 아이들에 대한 연상으로,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에서 비롯된 강한 현실 부정이다. 집안일을 돕는 아이들에 대한 연상은 다시금 가장인 아버지의 힘든 일상으로 이어지고, 여동생의 데이트에 대한 상상을 거쳐 멋진 여자를 본 경험으로 이어진다. 자신의 답답한 사랑에 대한 깊은 생각 끝에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 죽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격렬한 상상을 하기도 한다.
완벽한 세상에서 평온하게 시간을 보내지만 전혀 편하지 않은 나의 현실은 "태연한 나무들 위로 날아오르는 것들이 모두 다 새가 아니다"는 생각에 이르며, "잔디밭 잡초를 뽑는 여인들이 자기 / 삶까지 뽑아내는 것"과 "집을 허물어뜨리는 남자들이 자기 하늘까지 / 무너뜨리는 것"을 발견하기도 하며, 힘든 사람들의 삶에 이르게 된다. 이어서 새를 점치는 노인과 변기의 / 친밀감을 떠올리기도 하고, 교통 사고로 여러 사람이 죽는 사건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시내 술집과 여관이 여전히 북적거리고 사람들은 자신의 쾌락에 빠져 죽어가는 사람들의 신음 소리를 듣지 못하며 괴롭다. 결국 화자는 "모두가 아팠지만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라는 마지막 행으로 시를 마무리하며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빈곤과 타락의 현실적 삶 속에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현실이 얼마나 부조리한 곳인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