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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흥길의 소설 기억속의 들꽃 해석 해설

by bloggerkim2 2023.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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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문학정보입니다.

오늘은 현대소설 중  윤흥길의 소설 기억속의 들꽃 작품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소설의 작품의 주제 내용은 전쟁 인간성 상실 입니다. 그럼 상세한 내용은 밑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윤흥길의 소설 기억속의 들꽃

윤흥길의 소설 기억속의 들꽃

 

 

윤흥길의 소설, 기억속의 들꽃

줄거리
우리 마을에는 유난히 많은 피난민이 몰렸다. 만경강 다리 때문이다. 피난민들이 그 다리를 건너 남쪽으로 내려가자면 자연히 우리 마을을 통과해야 했다. 포성이 울리자 집의 기둥이며 서까래가 울고 흙벽이 떨었다. 피난민의 행렬이 줄지어 밀어닥쳤고 그들은 옷가지나 금붙이를 식량과 바꿨다. 그것마저 없는 사람은 동냥을 하거나 훔치기도 한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별의별 이상한 사투리를 쓰는 그들은 어린애를 앞세워 구걸을 하곤 해서 어머니의 인심은 날로 얄팍해져 갔다. 그러나 나는 피난민들이 부러웠다. 우리는 왜 붙박이처럼 마을에 붙어살아야 하는지. 우리도 피난을 떠나자고 아버지를 졸랐다. 나만이 아니고 누나도 마찬가지 마음이었다. 만경강 다리가 무시무시한 폭격으로 허리를 잘렸다. 우리 마을에도 전쟁이 바투 다가왔다.
드디어 피난을 가라는 아버지의 허락에 나와 누나는 원족이라도 떠나는 것처럼 즐거웠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집을 지키고 누나와 나, 할머니는 삼십여 리 떨어진 고모네 집을 향해 걸었다. 강아지 한 마리 없는 한 여름의 쨍쨍한 빛을 받으며 우리는 남이 아닌 북으로 걸었다. 북쪽으로 피난을 가는 사람은 우리뿐이었다. 공동묘지 위에 박제처럼 떠 움직일 줄 모르는 소리개며 무덤에 뻥 뚫린 여우구멍을 봐도 무섭지 않았다.
여우야 여우야 뭐어 하니. 밥 먹느은다…… 무슨 반찬에. 이불 밑에 이 잡아먹고 송장 밑에 피 빨아먹고……. 아카시아 잎을 하나 씩 뜯으며 부르던 누나의 노래가 뚝 그쳤다. 오토바이가 쏜살같이 우리의 겨드랑이를 스쳐갔다. 인민군이다.
우리는 한동안 손을 맞잡은 채 떨면서 한길 복판에 오도카니 서 있었다. 할머니의 지청구를 들어가며 우리는 걸음을 재촉했다. 또 다시 인민군을 만났다. 엄청나게 많은 인민군들이 양쪽 길가로 내려오고 우리는 복판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그들 아무도 시비를 걸지는 않았다. 그들 속을 빠져 나왔을 때 할머니는 더 이상 못 가겠다며 집으로 돌아가자고 한다. 논둑으로 빙 돌아서 저녁 무렵에야 마을에 돌아와 보니 이미 낯선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명선이는 서울에서 피난 온 숙부네 가족이 떨쳐 놓고 간 아이이다. 얘! 엊저녁부터 굶었더니 배고파 죽겠다. 계집애처럼 생긴 애가 어느 피난민에게서도 들은 적이 없는 간드러지는 말로 나를 불렀다. 피난민에게 시달린 어머니는 명선이를 달고 들어 온 나에게 니가 상객으로 뫼셔왔으니께 니가 멕여살리거라며 화를 낸다.
그러나 곧 어머니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명선이가 금가락지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명선이 말씨보다 훨씬 부드러워졌다. 요담번에 또 요런 것 생기거들랑 다른 누구말고 꼬옥 이 아줌마한테 가져와야 된다. 에린 것이 천리타관에서 부모 잃고 얼매나 배고프고 속이 짜것냐.
그 후 명선이는 우리 집에서 부엌데기 노릇을 하는 정님이 누나와 같이 한 방을 쓰며 살았다. 어머니는 그렇게 살리면서 허드렛일을 시킬 심산이었지만 명선이는 일은 안하고 기어이 누나와 나만 좇아 다녔다. 아이들 틈에도 끼고 싶어했지만 텃세를 부리는 토박이들은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그런데 계집애 같은 명선이가 친구들과의 싸움에서는 번번이 이겼다. 할퀴고 울고 맥을 못 추다가 밑에만 깔리면 괴성과 함께 무서운 힘으로 상대방을 벌렁 자빠뜨리는 것이다. 명선은 피난오던 이야기를 했다. 명선은 부모가 죽던 순간에 깔려 있었다고 한다.
피난길에 폭음과 함께 정신을 잃었는데 깨어보니 어머니가 짓누르고 있었다고, 어머니는 죽어 있었다고. 그리고 숙부가 자기를 버린 것이 아니며 기회만 있으면 자기를 죽이려는 숙부로부터 스스로 도망친 것이라는 말도 했다.
명선이가 또 하나의 금반지를 내 놓았다. 아버지가 불러서 물었지만 대답은 똑같았다. 참말이예요. 길에서 놀다가…….

그 애는 어머니의 구박이 시작될 즈음에 그것을 내놓은 것이다. 다음 날 누나가 낸 소문으로 사람들은 명선이가 가락지를 열 개도 더 갖고 있다느니 어디다 숨겨 놓고 하나씩 빼온다느니 수군거렸다. 옷에다 누볐을지 모른다고도 했다. 아버지의 불호령에도 도리질만 하던 그 애는 집을 나가고 말았다.
명선이 당산나무에 알몸으로 붙어서 운다.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있다. 아버지가 등에 업어 내리고 보니 세상에, 그 애는 여자였다. 사람들이 혀를 차고 탄성을 지르고. 그 때 목에 달린 이름표가 보였다. 아버지는 그것을 읽은 후 바지춤에 찌르고는 물꼬싸움을 벌일 때보다 더 포악해졌다.
나허고 원수 척질 생각이 아니면 앞으로 야헌티 터럭 손 하나 건딜지 마시오 명선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덩달아 어머니도 주의를 줬다. 이제 명선을 달아나지 못 하게 감시하는 임무가 나에게 주어졌다. 그 이름표에는 금가락지 말은 없었지만 제 몫이 있으니 무남독녀 혈육을 잘 부탁한다는, 그러면 은혜는 꼭 갚겠다는 내용이었다. 쥐바라숭꽃. 나는 이름을 지어서 말했다. 사내아이 뺨치게 달리기도 잘하고 베짱이 커서 허공을 가로지른 철골 타기도 잘하는 명선이 앞장서 가다 꽃 이름을 물었다. 명선이는 위험한 곡예 끝에 기어이 그 꽃을 꺾어 머리에 꽂는다. 그러나 해바라기 모양의 그 노랗고 작은 꽃은 바람에 날려 싯누런 흙탕물애 떨어져 버렸다. 명선이는 더 이상 가락지를 내놓지 않았다. 숨겨둔 장소를 아버지와 어머니가 백방으로 찾았지만 허사였다. 명선은 계속 도리질만 했다.
가을이 되었다. 인민군이 북쪽으로 쫓겨올라 간다는 소문이 돌았다. 전쟁이 끝나면 명선이 숙부도 곧 올라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어머니는 더욱 조바심을 냈다. 그 날도 나는 명선이와 부서진 다리에서 놀았다. 앙상한 철근을 타고 거미처럼 지옥의 가장귀를 향해 조마조마하게 건너갈 때 우리의 머리 위로 굉장한 폭음을 내며 호주기 편대가 지나갔다. 그 폭음에 가려 울리는 비명소리를 나는 듣지 못했다. 유독 비행기를 무서워하는 명선이 생각이 나서 돌아보니 이미 강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한송이 쥐바라숭꽃. 명선이가 들꽃이 되어 사라진 어느 날 오후 나는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 모험을 시도했다. 겁쟁이라고 비웃을 사람이 없으니 용기가 났다. 강을 보지 않으려고 생땀을 흘리며 녹슨 철근만을 주시하고 걸었다. 철근의 끝으로 갈수록 강바람을 맞은 몸은 사정없이 까불렸다. 그러나 나는 해냈다. 잠시 숨을 고르고 되돌아 나오려는데 이상한 것이 보인다. 헝겊주머니. 그것은 낚싯바늘 모양으로 꼬부라진 철근의 끝자락에 달려 있었다. 주머니를 여는 내 손이 심하게 떨렸다. 그 주머니 속에 말갛게 빛을 발하는 동그라미가 가락지라는 것을 발견한 순간 나는 그것을 송두리째 강물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핵심정리
▶갈래 : 단편소설, 분단소설
▶성격 : 현실적, 역사적, 상징적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제재 : 들꽃(명선이)
▶배경 : 시대적  6·25전쟁, 여름∼초가을          공간적  만경강 다리 건너 남쪽 마을(전라북도 어느 농촌)          사회적  전선이 가까워져 포성이 들리고, 피란민들이 몰려드는 전시 상황
▶주제 : 전쟁으로 인한 비극과 인간성의 상실 

구성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5단 구성
 
▶발단 : 한나절로 끝나 버린 나의 피란 체험 
▶전개 : 나의 집에 함께 살 게 된 명선이 
▶위기 : 반지로 인한 명선이의 가출 및 귀가 
▶절정 : 비행기의 폭음에 놀라 강물에 떨어져 죽은 명선이 
▶결말 : 명선이의 반지들을 강물에 그만 떨어뜨리게 됨

등장인물
▶명선 : 황폐하고 비인간적인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른들의 세계에 기대고 의지해보려고 처절한 몸부림을 쳤으나 끝내 죽게 됨. 인간다운 삶을 파괴하는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인물.
▶나 : 순진하고 철이 없다.
▶어머니, 아버지 : 이해 타산적이고 탐욕스러우며 위선적인 어른의 모습.

이해와 감상
윤흥길 소설의 고유한 기법은 어른들의 세계를 어린이의 시점에서 서술한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기억 속의 들꽃」의 화자도 그러한 시점을 사용하고 있다. 만경강 다리를 건너면 지나갈 수밖에 없는 어느 마을에 사는 화자는 6·25 전쟁으로 인한 피란민들이 자신의 마을에 왔다가 어디론가 떠나는 것을 보며 자신도 피란민처럼 어디로 떠나고 싶어한다. 그는 피란민의 고통과 죽음의 공포를 모르는 순진한 아이다. 그 순진한 아이가 사는 세계에 낯선 침입자가 등장한다. 
바로 서울에서 온 명선이다. 그녀의 출현은 소박한 시골 생활에 익숙한 화자에게 새로운 모험의 세계를 체험하게 한다. 그녀는 남의 집에 와서 스스럼없이 밥을 달라고 하고, 밥이 없다고 하자 자신이 지니고 있던 금가락지를 꺼내서 그 대가로 밥을 얻어먹는다. 그녀는 동네의 개구쟁이들보다 더욱 장난을 좋아했고, 끊어진 다리 위에서 누가 더 멀리 가는지 시합을 하기도 한다. 화자는, 그녀가 서울의 부잣집 딸이라는 것을 알고 그녀가 금반지를 여러 개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 부모로부터, 그녀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녀는 적극적이고 대담하며 장난꾸러기여서 소극적이고 소심하고 얌전한 화자와 대조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화자는 그녀와의 모든 시합에서 질 수밖에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끊어진 다리 위에서 놀다가 굉장한 폭음을 내며 날아가는 전투기 소리를 듣고 놀란 그녀는 강으로 떨어져 죽는다. 함께 오던 피란길에서 전투기의 폭격으로 부모의 죽음을 목격한 바 있는 그녀는, 무엇이나 무서워할 줄 모르지만, 부모의 죽음을 가져온 전투기의 폭음을 무서워하고 부모의 죽음을 목격한 정신의 상처를 무의식 속에 지니고 산다. 
이 작품은 전쟁이라는 배경만 없다면 황순원의 「소나기」와 거의 비슷한 분위기를 지닌 작품으로 보인다. 어느 산골 마을에 서울 출신의 한 소녀가 출연한다. 그녀는 대단히 활달하고 적극적이며 신비로운 재능까지 갖추어서 화자를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한다. 그녀의 출현으로 화자의 일상적 삶은 풍요로워진다. 그런데 어느 날 그녀는 뜻밖의 사건으로 죽게 된다. 화자는 그녀가 떨어져 죽은, 끊어진 다리 끝까지 가는 모험을 처음으로 감행함으로써 그녀가 감추어 두었던 헝겊 주머니에서 금반지 몇 개를 발견하지만 그것을 그녀가 빠져 죽은 강물에 떨어뜨린다. 금반지도 그녀와 함께 사라진다. 이러한 구조는 산골 마을에 서울 소녀가 등장하여 화자의 세계를 흔들어 놓았다가 뜻밖의 병으로 인한 소녀의 죽음으로 화자가 다시 혼자가 다시 혼자가 되는 「소나기」의 구조와 유사한 구조이다. 
그러나 그의 집에 피난민의 대열에서 빠져 나온 명선이의 출현은 화자의 단순한 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화자로 하여금 어른들의 이해할 수 없는 세계, 잔인하고 교활한 어른들의 세계를 드러나게 만든다. 명선의 숙부는 그녀의 재산이 탐이 났거나 아니면 피란길에 그녀의 존재가 거북했거나 해서 그녀를 죽이려고 했다. 그의 부모는 밥이 없다고 그녀를 쫓아내려다가 그녀가 가진 금반지를 보고 태도를 바꾸고, 또 다른 금반지를 보고 그녀가 더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금반지를 빼앗고자 하고, 그녀의 목에 걸린 명찰에서 그녀에게 유산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녀를 독점적으로 보호하고자 한다. 가난과 고난의 세월을 살아온 어른들은 전쟁의 와중에서 동물적인 생존 본능과 배타적 이기주의의 화신이 되어 무엇이든지 누구의 것이든지 자기의 것으로 삼고자 하는 탐욕으로 얼룩진 삶을 산다. 여기에서 작가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세상에 물들 수 있는 순진한 어린이와 생존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교활한 어른들을 대비시키고 있다. 
이 작품에서 화자의 가족과 외부 틈입자인 명선이를 이어 주는 금반지의 상징성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금반지란 황금으로 된 고귀한 것으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특별히 축복받은 사람이나 신의 은총을 입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소설들이 황금이라는 보물을 찾아 나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것이 누구에게나 접근하고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찾아 나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발견하거나 소유하는 순간에 죽는다. 황금은 그런 점에서 성스런 것이다. 명선이가 부모로부터 그것을 물려받을 수 있었던 것은 난세에 금반지의 환금의 가치가 높기 때문이지만, 그녀의 숙부로부터 살해의 위협을 느낀 것도 바로 금반지 때문일 수 있다. 그녀가 화자의 부모로부터 몸수색을 당한 것도 금반지 때문이다. 그녀가 죽음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을 몸에 지니지 않고 끊어진 다리 끝에 매달아 놓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다리 끝에서 금반지와 함께 있다가 전투기의 폭음에 겁을 먹고 강으로 떨어져 죽는 것은 남몰래 감추어 둔 금반지를 소유하고 그것을 혼자서 즐겼기 때문이다. 반면에 화자가 끊어진 다리 끝에서 금반지를 발견하고 그것을 강바닥에 떨어뜨리는 것은 화자를 죽음으로부터 구해 준 것이다. 그것은 화자가 금반지를 소유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모든 해석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가 감동적인 소설이 된 것은 그 소녀의 죽음이 이름 없는 한 송이 들꽃으로 상징화된 데 있다. 끊어진 교각 위에 핀 한 송이 들꽃은 생명이 연약하면서도 강인한 힘을 느끼게 한다. 그 꽃을 꺾어서 머리에 꽂고 있던 명선은 바람에 날려간 그 꽃처럼 전투기의 폭음에 놀라서 강으로 떨어져 죽는다. 전쟁의 폭력에서 살아남은 한 송이 들꽃인 그녀는 그 강인한 생명력에도 불구하고 가냘픈 들꽃처럼 강바닥으로 떨어져 버린다. 이러한 들꽃을 기억 속에 간직하고 자라난 화자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는 분명히 이 비극적인 운명을 극복하는 노력으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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