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서정주의 시 질마재신화 해석 해설

by bloggerkim2 2023. 5. 25.
반응형

안녕하세요, 문학정보입니다.

오늘은 현대시 중  서정주의 시 질마재신화 작품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시의 작품의 주제 내용은 푸근한 전통적 인심 입니다. 그럼 상세한 내용은 밑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서정주의 시 질마재신화

서정주의 시 질마재신화

 

 

서정주의 시 질마재신화 해석 해설

서정주의 시 질마재신화 해석 해설입니다.

서정주의 시, 질마재신화


서정주의 시, 질마재 신화(<질마재신화>1975)

<신선(神仙) 재곤(在坤)이>
땅 위에 살 자격이 있다는 뜻으로 재곤이라는 이름을 가진 앉은뱅이 사내가 있었습니다. 성한 두 손으로 멍석도 절고 광주리도 절었지마는, 그것만으론 제 입 하나도 먹이지를 못해, 질마재 마을 사람들은 할 수 없이 그에게 마을을 앉아 돌며 밥을 빌어먹고 살 권리 하나를 특별히 주었습니다.

재곤이가 만일에 목숨대로 다 살지를 못하게 된다면 우리 마을 인정을 바닥난 것이니, 하늘의 벌(罰)을 면치 못할 것이다. 마을 사람들의 생각은 두루 이러하여서, 그의 세 끼니의 밥과 추위를 견딜 옷과 불을 늘 뒤대어 돌보아 주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갑술년이라던가 을해년의 새 무궁화 피기 시작하는 어느 아침 끼니부터는 재곤이의 모양은 땅에서도 하늘에서도 일절(一切) 보이지 않게 되고, 한 마리 거북이가 기어다니듯 하던, 살았을 때의 그 무겁디 무거운 모습만이 산 채로 마을 사람들의 마음 속마다 남았습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하늘이 준 천벌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해가 거듭 바뀌어도 천벌은 이 마을에 내리지 않고, 농사도 딴 마을만큼은 제대로 되어, 신선도(神仙道)에도 약간 알음이 있다는 좋은 흰수염의 조선달(趙先達) 영감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재곤이는 생긴 게 꼭 거북이같이 안 생겼던가. 거북이도 학(鶴)이나 마찬가지로 목숨이 천 년은 된다고 하네. 그러니 그 긴 목숨을 여기서 다 견디기는 너무나 답답하여서 날개 돋아나 하늘로 신선살이를 하러 간거여..."

그래 "재곤이는 우리들이 미안해서 모가지에 연자 맷돌을 단단히 매어 달고 아마 어디 깊은 바다에 잠겨 나오지 않는거라." 마을 사람들도 "하여간 죽은 모양을 우리한테 보인 일이 없으니 조선달 영감님 말씀이 마음적으로야 불가불 옳기사 옳다."고 하게는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도 두루 그들의 마음 속에 살아서만 있는 그 재곤이의 거북이 모양 양쪽 겨드랑에 두 개씩의 날개들을 안 달아 줄 수는 없었습니다.

*재곤(在坤) : 곤(坤)은 땅을 뜻한다. 즉 땅에 있다는 뜻의 이름
*멍석 : 흔히 곡식을 넣는 데 쓰는, 짚으로 절어 만든 큰 자리
*절다 : 엮다의 사투리
*뒤대어 : 뒤를 돌보아 주어
*무궁화(無窮花) : 아욱과의 낙엽 활염 관목. 국화(國花). 근화(槿花)
*일절(一切) : 아주, 도무지의 뜻으로 사물을 부인 또는 금지할 때 씀
*천벌(天罰) : 하늘이 내리는 벌
*선달 : (옛)무과에 급제했으나 아직 벼슬을 하지 아니한 사람
*연자 맷돌 : 마소로 끌어 돌리어 곡식을 탈곡 또는 제분하는, 돌로 만든 큰 매
*불가불(不可不) : 부득불(不得不). 아니 할 수 없이
*두루 : 빠짐없이, 골고루
*질마재 마을 사람들은  권리 하나를 특별히 주었습니다. : 마을 사람들의 인심이 잘 드러난 부분으로, 이런 요소가 전통적 인정의 형상화라 할 수 있다.
*재곤이가 만일에∼하늘의 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 힘없고 가난한 이웃을 돌보아야 할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저버리면 천벌이 내릴 것이라는 마을 사람들의 소박한 생각을 통해서 하늘의 윤리[천륜(天倫)]와 인간의 윤리[인륜(人倫)]가 결코 다른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선인들의 가치관 내지 윤리 의식의 일단(一端)을 엿볼 수 있다.
*갑술년(甲戌年)이라던가  피기 시작하는 : 갑술이나 을해는 꼭 집어 어느 시기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므로 무시간성을 의미한다. 설화의 특징 중 호랑이 담배 필 적에라는 표현과 상통하는 것으로 설화의 보편성을 느끼게 한다.
*무겁디 무거운 모습만이 : 재곤이는 앉은뱅이였으므로 몸이 무거웠다는 뜻도 되고, 그가 보이지 않게 되자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무거웠다는 뜻도 된다.
*그 무겁디무거운 모습만이∼마음 속마다 남았습니다. : 앉은뱅이인 재곤이의 모습을 가리키는 구절이다. 아울러 재곤이가 사라지고 난 뒤 불길한 생각과 죄책감 때문에 마을 사람들의 마음도 무거워졌음을 암시한다.
*마을 사람들은 하늘이 줄 천벌(天罰)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 천벌을 걱정한다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 데 대한 두려움의 표시다.
*마음적으로야 불가불 옳기사 옳다. : 옳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뜻. 마음적으로는 잘못된 말이지만 이를 그대로 옮겨씀으로써 사실감을 높이는 한편, 시에 대한 친근감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서 마을 사람들이 조 선달의 해석에 마음으로 동조하는 것은 재곤이의 불행을 염려하는 합리적인 태도와는 배치된다. 따라서, 이 구절은 마음으로야 그렇게 되었기를 바란다., 혹은 마음으로는 그렇게 되어야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도의 뜻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마음적이라는 말은 잘못된 조어법을 보여 주는 예로서, 사람들이 흔히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현실을 보여 줌으로써 사실성 및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천벌을 걱정하는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 위안하여 하는 말이다.
*두루 그들의 마음 속에  안 달아 줄 수는 없었습니다. : 생기기는 거북이처럼 무거운 이지만 분명 날개가 돋쳐서 하늘 나라에 가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삶의 바람직한 귀결을 바라는 우리 민족의 가치관이 나타나 있다.

핵심 정리
▶갈래 : 산문시, 서사시
▶성격 : 토속적, 설화적, 낭만적
▶어조 :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어조
▶제재 : 재곤이 설화
▶주제 : 푸근한 전통적 인심(공동체적 유대와 가치)
▶특징
전통적 정서를 반영하고 있음

구성
1연 : 마을 사람들의 인정(재곤이에게 빌어먹고 살 권리를 줌)
2연 : 마을 사람들의 윤리 의식(천벌이 두려워 재곤이를 돌보아 줌)
3연 : 재곤이의 실종
4연 : 조 선달 영감의 해석
5연 : 마을 사람들의 공감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설화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세계(농촌적 공동체)를 지탱해 주었던 윤리 의식과 가치관을 보여 준다. 사람으로서 해야 할 마땅한 도리를 하지 않으면 천벌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 전통적인 세계의 삶을 지탱해 준 지극히 소박하면서도 강력한 윤리 의식이다. 이 윤리 의식은 재곤이를 돌보아 주는 마을 사람들의 인정으로 구체화된다. 따라서, 재곤이가 사라지고 난 뒤 사람들이 천벌을 걱정하는 것은 사실상 그들이 느끼는 윤리적 죄책감의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한편 재곤이가 사라지고 난 뒤 마을 사람들이 재곤이가 신선이 되었으리라는 조 선다르이 해석에 선선히 동조하는 모습은, 그들의 가난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지탱해 준 원리가 다름 아닌 현세의 고통이 천상에서 보상받으리라는 소박한 믿음이었음을 말해 준다. 사람들은 재곤이의 불행을 예감하면서도 마음적으로야 재곤이가 신선이 되어서 잘 살 것이라고 믿음으로써 자신들의 죄책감을 덜뿐 아니라 자신들이 겪는 현세의 고통도 그처럼 내세에서 보상받으리라는 식으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에서는 구수한 입담으로 마치 옛날 이야기를 하듯 시를 풀어가는 시인의 말솜씨와 함께 마을 사람들의 소박한 삶과 사고 속에서 그들의 삶을 지탱하는 윤리 의식과 가치관을 발견해 내는 시인의 안목을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시라면 행이 길고 혹은 짧게 바꾸어 가면서 쓰는 것이 보통인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고 줄글로 되어 있다. 따라서, 마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줌으로써 이 시의 내용과 조화를 이룬다.
이 시가 담고 있는 내용에서, 앉은뱅이 사내 재곤이를 돌보는 일을 자신들의 의무로 생각하는 마음은 우리 민족이 지닌 심성의 전통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사라진 것이 자신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은 인정미 넘치는 우리 선인들의 삶 그 모습 그대로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재곤이가 어디 좋은 곳에 갔으리라는 기원도 품고 있다.
이 작품은 샤머니즘에 바탕을 두고 전통적인 한국인이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삶의 풍속도와 가치관을 설화 형식을 빌어 그 원형을 보여 주고 있다. 거지였던 재곤이가 신선 재곤이가 된 사연을 순차적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이 시에선 재곤이를 돌봐 주는 시골의 인정, 천벌을 두려워하는 순박한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재곤이가 사라진 사건을 해석하는 과정에서의 조 선달 영감의 의견과 마을 사람들의 동조가 흥미롭고 삶의 바람직한 귀결을 바라는 데서 우리의 전통적 가치관을 생각하게 한다.

연으로 구분하여 정리하기로 한다.
이 시는 질마재 사람들이 재곤이라는 앉은뱅이 사내를 신선 재곤이로 생각하게 된 과정을 설화 형식으로 쓴 산문시다.
1연은 앉은뱅이 재곤이라는 사내에게 마을 사람들이 밥 빌어먹을 권리를 주었다는 내용으로 설화를 시작하고 있다.
2연은 마을 사람들이 재곤이를 특별히 생각하는 이유, 즉 인정과 천벌이라는 전통적 윤리관을 보여 준다.
3연은 재곤이 마을에서 사라진 사건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천벌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4연은 재곤의 사건에 대한 조 선달 영감의 해석을 보여준다. 재곤이가 거북이처럼 생겼는데 지상 마을이 답답하여 날개가 돋아나 하늘로 신선 놀이하러 간 것이라고 한다.
5연은 마을 살마들도 영감님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거지 재곤이가 신선 재곤이가 되었다는 설화로 끝맺고 있다.

<추가>
이 작품은 작자가 1970년에 발표한 연작시 <질마재 신화> 중의 한 편이다.
이 작품을 읽는 데는 먼저,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느껴지는 데 유의하자. 시라면 행을 길고 혹은 짧게 바꾸어 가면서 쓰는 것이 보통인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고 줄글로 되어 있다. 따라서, 마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줌으로써 이 시의 내용과 조화를 이룬다.
이 시가 담고 있는 내용에서, 앉은뱅이 사내 재곤이를 돌보는 일을 자신들의 의무로 생각하는 마음은 우리 민족이 지닌 심성의 전통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사라진 것이 자신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은 인정미 넘치는 우리 선인들의 삶 그 모습 그대로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재곤이가 어디 좋은 곳에 갔으리라는 기원도 품고 있다.
그러므로 이 시는 내용과 형식의 양면에서 우리 문학의 특질과 전통을 재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옛날의 그것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시답게 산문시로 새로이  창조해 냈다는 점도 중요하다

더 알아보기
▲<질마재 신화>에 나오는 인물들
<질마재 신화>에는 노래 잘하는 <상가수>, 잇몸만으로도 마른 명태를 대가리까지 먹는 <눈들영감>, 오줌 줄기가 뜨겁다는 <이생원네 마누라>, 알뫼마을(질마재의 옆 동네)에서 시집온 떡장수 여자 <알묏집>, 정신병자 <재곤이>, 애 못 낳아서 소박맞기를 자청한 <한물댁> 등 질마재에서 살았던 우리들의 이웃들의 모습을 그려놓고 있다.
질마재는 한국의 빈한한 농촌이다. 따라서 서정주 시에 나오는 질마재 삶의 전제는 가난이다. 가난 속에서 힘든 삶을 살지만, 결코 비천할 수 없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서정주는 이야기투의 산문시로 그려내고 있다.

▲상가수(上歌手)의 소리
질마재 상가수의 노랫소리는 답답하면 열두발 상무를 젓고, 따분하면 어깨에 고깔 쓴 중을 세우고, 또 상흥면 항여머리에 뙤약볕 같은 놋쇠 요령 흔들며, 이승과 저승에 뻗쳤습니다. 그렇지만, 그 소리를 안하는 어느 아침에 보니까 상가수는 뒤깐 똥오줌 항아리에서 똥오줌 거름을 옮겨 내고 있었는데요, 왜, 거, 있지 않아, 하늘의 별과 달도 언제나 잘 비치는 우리네 똥오줌 항아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지붕도 앗세 작파해 버린 우리네 그 참 재미있는 똥오줌 항아리, 거길 명경으로 해 망건 밑에 염발질을 열심히 하고 서 있었습니다. 망건 밑으로 흘러내린 머리털들을 망건 속으로 보기 좋게 밀어넣어 올리는 쇠뿔 염발질을 점잔하게 하고 있어요. 명경도 이만큼은 특별나고 기름져서 이승 저승에 두루 무성하던 그 노랫소리는 나온 것 아닐까요?

출제목록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