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문학정보입니다.
오늘은 현대시 중 서정주의 시 신선 재곤이 작품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시의 작품의 주제 내용은 공동체의 따뜻함(장애인) 입니다. 그럼 상세한 내용은 밑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서정주의 시 신선 재곤이
서정주의 시, 신선 재곤이(<질마재 신화>(1975))
땅 위에 살 자격이 있다는 뜻으로 재곤(재곤)이라는 이름을 가진 앉은뱅이 사내가 있었습니다. 성한 두 손으로 멍석도 절고 광주리도 절었지마는, 그것만으론 제 입 하나도 먹이지를 못해, 질마재 마을 사람들은 할 수 없이 그에게 마을을 앉아 돌며 밥을 빌어 먹고 살 권리 하나를 특별히 주었습니다.
함
*질마재 → 시인의 출생지인 전라북도 고창군 부안면에 있는 마을 선운리의 속칭이다. 그 모양이 길마(수레를 끌 때 말이나 소 등에 안장같이 얹는 제구로 질마는 구개음화가 안된 상태)와 같은 형국으로 된 고개와 같다 하여 질마재로 부르는 것이다.
*성한 두 손으로 특별히 주었습니다.
→ 앉은뱅이 재곤이가 먹고 살기 위해 성한 두 손으로 멍석이나 광주리를 짰지만, 질마재 사람들은 재곤이가 일을 하지 않고도 마을에서 밥을 얻어먹을 수 있도록 했다는 뜻이다.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의 인정을 보여 준다.
* 재곤이가 만일에 면치 못할 것이다.
→ 몸이 불편한 재곤이를 평생 잘 돌봐 주지 않으면 천벌을 받을 것이라는 말로, 질마재 사람들의 인과응보적인 사고방식과 하늘을 두려워하는 순수함을 보여 준다.
* 한 마리 거북이가 마음속마다 남았습니다.
→ 거북은 예로부터 신령하게 여겨 온 동물로 장수를 의미하기도 하고 우주적 원리를 암시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재곤이가 살아 있을 때 힘겹게 돌아다니던 모습이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 각인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런 재곤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해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무거웠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들도 줄 수도 없었습니다.
→ 마을 사람들도 재곤이가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조 선달 영감의 말대로 재곤이가 두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로 신선살이를 갔다고 믿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재곤이가 죽어서 좋은 곳에 갔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핵심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낭만적, 토속적, 신화적
▶제재 : 앉은뱅이 재곤이
▶주제 : 장애인을 보살피는 질마재 공동체 구성원들의 따뜻한 마음
▶특징 :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함.
설화를 빌려와 이야기를 하는 듯한 서사적 구성을 취함.
과거에 있었던 이야기를 화자가 들려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재곤이라는 인물의 삶과 죽음에 대한 내용이 제시되어 있고, 시의 형식 또한 산문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조 선달 영감과 마을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재곤이의 삶과 죽음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재곤이와 마을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여 주고 있다.
구성
▶1연 : 앉은뱅이 재곤이를 돌보는 마을 사람들
▶2연 : 마을 사람들이 재곤이를 돌보는 이유
▶3연 : 재곤이가 마을에서 사라짐.
▶4연 : 재곤이가 사라진 것에 대한 조 선달 영감의 해석
▶5연 : 조 선달 영감의 해석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동조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앉은뱅이인 재곤이를 돌보아 주는 질마재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씨를 그린 시이다. 장애를 가진 재곤이를 위해 늘 끼니와 추위를 견딜 옷, 불을 뒤대어 주던 마을 사람들은 어느 날 재곤이가 없어지자 천벌을 받을까 걱정한다. 질마재 마을의 인정이 바닥난 것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선도에도 알음이 있다는 조 선달 영감이 재곤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신선살이를 하러 하늘에 갔다며 마을 사람들의 긍정적 인식을 이끈다. 이러한 말에 마을 사람들은 신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그의 죽음을 신선살이를 간 것으로 긍정하고 있다. 이는 바람직한 삶의 귀결을 바라는 선인들의 전통적인 가치관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추가>
이 시는 앉은뱅이 재곤이를 보살피는 질마재 공동체 구성원들의 따뜻한 마음을 그린 작품이다. 장애를 가진 재곤이를 배려하고 끼니와 추위를 견딜 옷, 불을 늘 뒤대어 주는 마을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재곤이가 없어진 이후 천벌을 받을까봐 걱정을 한다. 질마재 마을의 인정이 바닥난 것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선도에도 지식이 있다는 조 선달 영감이 재곤이가 죽은 것이 아니라, 신선살이를 하러 하늘에 갔다며 마을 사람들의 긍정적 인식을 이끈다. 이러한 말에 마을 사람들은 신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재곤이의 죽음을 신선살이를 간 것으로 긍정하고 있다. 이는 바람직한 귀결을 바라는 선인들의 가치관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서정주의 시 속에서는 초월적 존재의 신뿐만 아니라, 우주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신적인 속성을 가지고 신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독특한 시각이 반영되어 있다. 이는 서정주가 세계와 우주를 범신론적, 범재신론적 차원에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에서 조 선달 영감은 시상 전개상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앉은뱅이 재곤이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해 하늘의 벌을 받을 것이라 걱정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재곤이가 하늘로 신선살이를 간 것이라며 긍정적 인식을 심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 선달 영감이 신선도에 알음이 있다는 것 때문에 조 선달 영감의 말에 마을 사람들이 더욱 동조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재곤이는 이 시 속에 나타난 바에 의하면 자기 목숨 하나 추스르기가 곤란한 앉은뱅이다. 따라서 재곤이야말로 이 땅의 세속적 기준과 논리를 따를 때, 이 현세에서 소외된 낙오자이거나 운명론적으로 저주받은 자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그의 실종은 자기의 삶을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의 비극적 종말 정도로 치부될 수도 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 중 제법 신선도를 알고 있다는, 조 선달 영감은 물론, 그의 말을 믿으며 공감하고 있는 마을 사람들은, 소외된 현세의 낙오자이자 비극적 운명의 주인공에 불과한 재곤이를 신적인 존재로 승화시키고 있다. 이렇게 하여 재곤이는 이 현세의 낙오된 소외자가 아니라 신성한 신적 존재가 된 것이고, 그의 실종은 이승에서의 종말이 아니라 영원 세계에서의 부활 혹은 재생이 된 것이다.
◆ 신화적 상상력을 통한 건강한 삶의 회복
신체적인 결함 때문에 삶의 고통을 감당했을 재곤이의 모습은 바로 우리들의 삶의 원형 그대로의 모습이다. 이 시는 비참한 삶이 신화적 상상력을 통하여 건강하게 재생하기를 기원하고 있다. 이렇게 죽음을 부정적으로나 슬픔으로 남겨 두지 않고 긍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는 죽음이 다른 의미의 재생이라는 소박한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신선에 대한 상상력이 발휘되는 또 다른 이유는 인간에게 날개를 달 수 없는 현실적인 능력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극한적인 한계 상황에서 날개를 달 수 없다는 것만으로는 그들이 자포자기를 했는지에 대해서 알 수 없다. 다만 신선 재곤이라는 제목에서 암시하고 있는바, 신선에 대한 재치 있는 상상력을 통해 죽음을 존재의 끝으로 여기지 않는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이명희, "현대시와 신화적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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