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문학정보입니다.
오늘은 현대수필 중 김훈의 수필 나이테와 자전거 작품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수필의 작품의 주제 내용은 세대간의 조화 입니다. 그럼 상세한 내용은 밑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김훈의 수필 나이테와 자전거
김훈의 수필, 나이테와 자전거
나무는 개체 안에 세대를 축적한다. 지나간 세대는 동심원의 안쪽으로 모이고 젊은 세대가 몸의 바깥쪽을 둘러싼다. 나무껍질 바로 밑이 가장 활발히 살아 있는 세대이다. 이 젊은 세대가 뿌리의 물을 우듬지까지 끌어올려 모든 잎들을 빛나게 하고 나무의 몸통을 키운다. 그리고 이 젊은 세대는 점차 기능이 둔화되고 마침내 정지되어 동심원의 안쪽으로 숨어들고, 나무껍질 밑에는 다시 새로운 세대가 태어난다. 젊음은 바깥쪽을 둘러싸고 늙음은 안쪽으로 고인다. 식물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나무 밑동에서 살아 있는 부분은 지름의 10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바깥쪽이고, 그 안쪽은 대부분 생명의 기능이 소멸한 상태라고 한다. 동심원의 중심부는 물기가 닿지 않아 무기물로 변해 있고, 이 중심부는 나무가 사는 일에 간여하지 않는다. 이 중심부는 무위(無爲)와 적막의 나라인데 이 무위의 중심이 나무의 전 존재를 하늘을 향한 수직으로 버티어 준다. 존재 전체가 수직으로 서지 못하면 나무는 죽는다. 무위는 존재의 뼈대이다. 하나의 핵심부를 중심으로 여러 겹의 동심원을 이루는 세대들의 역할 분담과 전승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 나이테를 들여다보는 일의 기쁨이다.
나무의 늙음은 낡음이나 쇠퇴가 아니라 완성이다. 이 완성은 적막한 무위이며 단단한 응축인 것인데 하늘을 향해 곧게 서는 나무의 향일성은 이 중심의 무위에 기대고 있다. 무위의 중심이 곧게 서지 못하면 나무는 쓰러지고 거죽의 젊음은 살 자리를 잃는다. 중심부는 존재의 고요한 기둥이고 바깥쪽은 생성의 바쁜 현장인데, 새로운 세대의 표층이 태어나면 생성과 존재가 사명을 교대하면서 나이테는 하나씩 늘어 간다. 동심원 속에서 늙음과 젊음이, 전위와 후방이 순탄한 질서를 이루어 나무는 곧게 서서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또 잎을 떨군다. 나이테의 동심원 속에서는 후방이 전위보다 훨씬 더 두껍고 단단한 것이어서 잎 피는 나무의 그 찬란한 전위는 모두 이 후방에 기대어 있다. 이 중심부 쪽 후방이 나무의 가장 단단하고 안정된 부분이다. 기둥을 세울 때 목공은 나무의 겉 부분은 다 깎아 버리고, 고급 가구는 대부분이 후방만을 잘라 내서 목재로 쓰고 있다.
<중략>
나무들 사이를 자전거로 달릴 때, 바퀴는 굴러도 바퀴의 중심축의 한 극점은 항상 미동도 하지 않는다. 이 극점이 움직인다면 자전거 바퀴의 회전 운동은 불가능할 것이다. 적막한 중심은 나이테 동심원 속에 있고 자전거 바퀴 속에도 있다. 그 중심이 자전거를 나아가게 해 준다. 숲속으로 자전거를 저어 갈 때 나무와 자전거는 다지 않다. 나무는 늘 인간의 마을에서 자란다. 광릉 숲은 서울에서 가까워서 좋다.
핵심정리
▶갈래 : 수필
▶주제 : 세대 간에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순탄한 질서의 삶
▶특징
자연의 모습 속에서 삶에 대한 깨달음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해와 감상
이 글은 나무의 나이테를 통해 지나간 세대가 지닌 가치와 세대 간의 순탄한 질서에 대한 글쓴이의 생각을 전달하고 있다. 글쓴이는 나무의 나이테를 이루는 중심은 이미 생명의 기능이 끝난 것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나무가 수직으로 버틸 수 있음에 주목한다. 동심원의 바깥쪽인 젊은 세대는 뿌리의 물을 우듬지까지 끌어올려 모든 잎을 빛나게 하고 나무의 몸통을 키우는 역할을 하며, 동심원의 중심부인 지나간 세대는 나무의 전 존재를 수직으로 버텨 주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순탄한 조화와 질서 속에서 나무의 순환은 계속되는 것이다. 글쓴이는 이 점을 주목하며 우리가 지녀야 할 삶의 자세와 세대 간의 질서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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