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문학쿨러입니다.
오늘은 현대시 중 김지하의 시 모래내 작품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시의 작품의 주제 내용은 0 입니다. 그럼 상세한 내용은 밑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김지하의 시 모래내
김지하의 시 모래내 해석 해설
김지하의 시 모래내 해석 해설입니다.
김지하의 시, 모래내 분석
목숨
이리 길다는 것을
<저작권 문제로 하략합니다>
이해 및 감상
현재 화자는 모래내 철길에 누워 있다. 모래내 철길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몰린 화자의 비극적인 고통을 효과적으로 드러낸 명확한 이미지다. 차갑고 금속적인 느낌의 철길은 아무리 가도 끝이 없어 삶과 죽음이 얽힌 극심한 긴장감의 지점인 동시에, 화자의 목숨을 순식간에 완전히 없앨 수 있는 죽음의 이미지이기도 하다. "목숨/이리 길다"는 말은 죽음과도 같은 삶을 끝내버리고 싶은 반어적 표현이다. 이렇게 모래내 철길까지 온 것은 화자의 내면이 고통으로 뒤틀려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상처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자는 "한번은 끝내버리랴"고 다짐한다. 하지만 실제로 교외선 철길에 누워보니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도저히 할 수 없다. 죽음과도 같은 삶을 마무리하는 것만큼이나 새로운 죽음을 시작하는 것도 힘들고, 새로운 죽음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그리운 "아이 울음 소리"와 같은 그리운 존재들을 완전히 지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 시는 죽음으로 삶을 끝내고 싶은 마음과 그 고통스러운 남은 삶마저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충돌하며 빚어내는 비극적인 상황을 그려낸다.
그의 시에서는 일반적으로 시적 화자와 시인 사이의 거리가 없는데, 이 시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거리의 부재는 수사적 기교의 미숙함이나 미적 장치에 대한 무감각함으로 볼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어떤 면에서 그것은 감정을 즉각적이고 강렬하게 토로하고 고통에 대한 원초적인 반응을 표현하는 미적 장치이며, 나아가 화자의 고통이 독자의 육체적 상처로 옮겨가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낳는다. 이러한 효과를 더욱 강렬하게 시적 힘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리듬의 역동성이다. 고통과 억압을 거부하는 전류와 같은 생명력의 산물인 리듬은 시에서 순수한 서정적 리듬의 형태로 표현되기보다는, 행과 행, 연과 연의 충돌, 후렴구의 반복 사용, 행간 걸림과 급격한 행갈이 등을 통해 가시화된다. 이 시와 연관지어 설명하자면, 1연에서 2박자 반복으로 다소 평이하게 이어지던 리듬이 2연에서 아이 울음 소리의 흘러넘침을 따라 흘러넘치는 것과 같은 긴 호흡으로 바뀐다. 1연과 2연 사이의 내용이 단절되는 것이 리듬의 단절과 효과적으로 맞물려 있다. 더불어 속어의 반복 사용에서 생겨나는 리듬감은 독자를 깊고 알 수 없는 심연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주술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애 울음 소리가 "피 속으로, 영혼 속으로, 눈물 속으로 퍼진다"는 환청에서 화자가 깨어나는 것은 "가위 소리" 때문이다. 이 가위 소리는 멀리서 다가오는 기차가 내는 섬뜩하고 차가운 쇳소리이며, 이 쇳소리가 화자에게 점점 다가오면서 화자의 공포는 절정에 달한다. 결국 2연에서의 환청은 고통의 원초적 본질을 육체적 감각으로 생생하게 느끼게 만들고, 또한 4행에서 6행까지 계속해서 줄어드는 음수율은 화자의 환청이 사라지면서 가위 소리에 질려 죽음의 공포에 얼어붙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2연의 5, 6행도 정밀한 시선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시인은 "몸을 떠는 모래내 / 철길에 누워"나 "몸을 떨며 모래내 / 철길에 누워"라고 표현한다. 이 부분에서 특이한 점은 먼저 모래내와 철길을 분행 처리한 것이다. 이러한 분행 처리로 인해 철길이 행의 첫머리에 놓이게 되면서 철길이라는 차갑고 섬뜩한 금속적인 이미지에 시 전체가 집중되는 효과가 생긴다. 다음으로 "몸을 떨며 모래내"에서 발생하는 리듬상의 삐걱거림과 자연스럽지 못함을 "몸을 떠는 모래내"라고 표현하면서 없앤 것이다. 이는 화자의 두려움을 모래내 전체가 몸을 떠는 것으로 확장시키는 동시에, 몸을 떠는 의미상의 주체는 화자이지만 문법적으로는 모래내 철길이 되게 함으로써 화자와 철길 모두 죽음의 공포에 몸을 떨고 있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의미상 주체와 문법적 주체의 뒤섞임은 우리의 일상적이고 상식적인 이해 지평을 교란시키는 한 방식이다. 일상적이고 문법적인 말의 순서와 이해 지평을 교란시켜 비일상적이고 이탈적인 시적 맥락을 형성하는 것은 시인의 언어적 세련됨과 미적 세공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이러한 언어적 세공술은 김지하의 시가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언어의 결을 보여준다는 기존의 견해를 비방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잦은 반복과 도치, 급격한 행갈이, 공감각적 이미지의 난무는 김지하 초기 시를 구성하는 수사학적 특징이다. 시인은 그러한 시적 수사학을 통해 "어두운 역사의 절망과 그 수많은 죽음들을 의식의 표면 위로 떠올리는 시적 양식"을 구축한다. 다시 말해 걸림과 겹침, 충돌과 비틀림 등의 말의 일상적 질서에서 이탈한 리듬은 단순한 언어의 운동이라기보다는 자아와 타자 간의 대립을 뛰어넘으려는 저항 의지의 밀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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