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문학정보입니다.
오늘은 현대수필 중 김용준의 수필 조어삼매 작품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수필의 작품의 주제 내용은 지식인고통 입니다. 그럼 상세한 내용은 밑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김용준의 수필 조어삼매
김용준의 수필 조어삼매 해석 해설
김용준의 수필 조어삼매 해석 해설입니다.
김용준의 수필, 조어삼매
김용준의 수필, 조어삼매
궁핍을 면할 양으로 본의 아닌 생활을 계속하느니보다 모든 속사(俗事)를 버리고 표연히 강상(江上)의 어객(漁客)이 되는 것이 운치 있는 생활이기도 하려니와 얼마나 자유를 사랑하는 청고(淸高)한 마음이냐. 고기를 낚는 취미도 실로 삼매경에 몰입할 수 있는 좋은 놀음이다. 푸른 물이 그득히 담긴 못가에서 흐느적거리는 낚싯대를 척 휘어잡고 바늘에 미끼를 물린다. 가장자리에는 물이끼들이 꽉 엉켰을 뿐 아니라 고기도 송사리 떼밖에 오지 않는지라 팔 힘 자라는 대로 낚싯줄이 허(許)하는 대로 되도록 멀리 낚시를 던져 조금이라도 큰 고기를 잡을 양으로 한껏 내던져도 본다.
퐁당 물결이 여울처럼 흔들리고 나면 거울 같은 수면에 찌만이 외롭고 슬프게 곧추서 있다. 한 점 찌는 객이 되고 나는 주인이 되어 알력과 모략과 시기와 저주로 꽉 찬 이 풍진(風塵) 세상을 등 뒤로 두고 서로 무언의 우정을 교환한다. 내 모든 정열을 오로지 외로이 떠 있는 한 점 찌에 기울이고 있노라면 가다가 별안간 이 한 점 찌는 술 취한 놈처럼 까딱까딱 흔들리기 시작한다.
“고기가 왔구나!”
다음 순간, 찌는 물속으로 자꾸 딸려 들어간다.
“옳다. 큰 놈이 물린 게로군.”
잡아당길 때 무거울 것을 생각하면서 배꼽에 힘을 잔뜩 주고 행여나 낚싯대를 놓칠세라 두 손으로 꽉 붙잡고 번쩍 치켜올리면 허허 이런 기막힌 일도 있을까. 큰 고기는커녕 어떤 때는 방게란 놈이 달려 나오고 어떤 때는 개구리란 놈이 발버둥을 치는 수가 많다. 하면 되는 줄만 알았던 낚시질도 내 마음 내키는 대로 단번에 되란 법은 없나 보다. 세상일이란 모조리 그러한 것이리라. 아무리 내 재주가 서툴기로서니 개구리나 방게란 놈들도 염치가 있지 속어에 이르기를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는 셈으로 나는 나대로 제법 강상의 어객인 양하고 나선 판에 그래도 그럴 듯 미끈한 잉어(鯉魚)까지야 못 물린다 손 치더라도 고기도 체면은 알 법한지라 하다못해 붕어(≠魚) 새끼쯤이야 안 물리랴 하는 판에, 얼토당토않은 구역질 나는 놈들이 제가 젠체하고 가다듬은 내 마음을 더럽힐 줄 어찌 알았으랴. 세상이 하도 뒤숭숭하니 고요히 서재나 지켜 한묵(翰墨)의 유희로 푹 박혀 있자는 것도 말처럼 쉽사리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거리로 나가 성격 파산자처럼 공연스레 왔다 갔다 하기도 부질없고 보이는 것 들리는 것이 모조리 심사 틀리는 소식밖엔 없어 그래도 죄 없는 곳은 내 서재니라 하여 며칠만 들어박혀 있으면 그만 속에서 울화가 터져 나온다. (중략)
하도 답답하여 혹시 틈을 내어 강상(江上)의 어별(魚鼈)로 벗이나 삼을까 하여 틀에 어울리지 않는 낚싯대를 둘러메고 나가는 날이면 기껏해야 이따위 봉욕(逢辱)이나 당하고 돌아오기가 일쑤다. 옛부터 지금까지 세상이란 언제나 이러한 것인가? 개구리까지도 망둥이까지도 나를 멸시하는 아니 그 더러운 멸시를 받고도 꼼짝달싹할 수 없는 세상이란 원래 이러한 것인가.
아아!
잉어가 보고 싶다. 그 희멀건 눈을 번뜩거리며 깨끗한 신사의 체구를 가진 잉어가 연잎과 연잎 사이로 자유스럽게 유유히 왕래하는 현명한 신사 잉어가 보고 싶다.
핵심정리
▶주제 : 혼탁한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고통
이해와 감상
1948년에 발간된『근원수필』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으로 해방 이후의 혼란스럽고 암담한 현실로 인한 글쓴이의 고통과 울분이 절실하게 그려져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현실을 바라보는 글쓴 이의 시선은 매우 직선적이고 날카로우며 내면의 울분을 여과없이드러내고 있다. 이는 선비정신의 발로로 볼 수 있는데, 글의 결미에서 연잎과 연잎 사이를 유유자적 노니는 깨끗하고 현명한 신사 잉어를 보고 싶다는 것은 맑고 고결한 정신을 추구하는 글쓴이의 내면을 보여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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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제목록
*2012년 9월 평가원 모의수능
*2012년 EBS 수능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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