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문학쿨러입니다.
오늘은 현대시 중 김상훈의 시 호롱불 작품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시의 작품의 주제 내용은 0 입니다. 그럼 상세한 내용은 밑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김상훈의 시 호롱불
김상훈의 시 호롱불 해석 해설
김상훈의 시 호롱불 해석 해설입니다.
김상훈의 시, 호롱불
김상훈의 시, 호롱불(시집 <대열>1947.5)
석유를 가득히 부은 등잔은
밤이 깊도록 홰이 올랐다
끄을음을 까맣게 마시며
노인들의 이야기는 죽고 싶다는 말뿐이다
쓸만한 젊은이는 잡혀 가고
기운이 센 아이들은 노름판으로 가고
애초에 누구를 위한 농사인가
이박사의 이름을 잊기 위해 애썼다.
곳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흉한 소문이 대수롭지 않다
이백 석이 넘게 쌓인 곡식이
그들의 아들이 굶어 죽는 데는
아무 소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암탉이 알을 낳지 않고
술집이 또 하나 늘었고
손주 며느리가 낙태를 했다고
등잔에 하소연하는 집집마다의 노인들
잠들면 악몽을 꾸게 되어
짚신을 짜서라도 팔아서라도
부지런히 석유만은 사왔다.
홰이 올랐다 : 불이 타올랐다.
하소 : 하소연의 준말.
이해와 감상
이 시는 해방 후의 삶을 살아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중들의 모습을 등잔 아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노인들의 시선을 통해 객관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이다. 노인들은 석유를 가득히 부은 등잔 아래에서 밤이 깊도록 이야기를 나누지만, 그들의 입에서는 죽고 싶다는 말만 나온다. 쓸만한 젊은이는 잡혀 가고 기운이 센 아이들은 노름판으로 가고에서 보듯이, 그들의 삶을 이끌어줄 만한 기운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 토지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아 소작농의 처지는 해방 전과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그들은 애초에 누구를 위한 농사인가라며 이박사의 이름을 잊으려고 애쓴다.
곳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 흉한 소문이 대수롭지 않은 현실, 곳간에는 곡식이 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모순된 현실, 암탉이 알을 낳지 않고 / 술집이 또 하나 늘었고 / 손주 며느리가 낙태를 하는 비극적 현실 속에서 노인들은 잠을 이룰 수 없다. 잠들면 악몽을 꾸게 되어 / 짚신을 짜서라도 팔아서라도 / 부지런히 석유만은 사 와야 하는 모순된 현실을 통해 시인은 은연중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드러낸다. 그것은 이박사라는 별명으로 지칭된 당대 우파적 정치 세력을 비판하고, 쓸만한 젊은이가 잡혀가는 데 무방비한 미군정 체제를 비판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 시는 간결한 서술과 모순적인 어법으로 일제 잔재와 봉건적 잔재가 청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비롯된 민중의 어려움을 효과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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